[리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8회 - 어두움 -
2018. 7. 8. 16:58
휴대폰 명의 이전 건으로 준희가 신경쓰일까봐 일부러 혼자 조용히 처리하려고 했다는 진아. 그런데 일이 더 커져버렸다. 진아를 차에 태우자 마자 폭주하기 시작한 이규민은 같이 죽자며 거칠게 운전했다. 결국 차 안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고 다쳐서 진아는 병원신세까지 지게 됐다. 뭔가 이상한 느낌을 감지한 준희는 진아를 찾아 이리저리 헤매고 그러다가 진아의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찾아갔다. 또 눈앞에 이규민이 있다. 분노가 폭발할 것만 같다.
준희를 배려한다고 했던 행동이 준희의 마음을 아프게했다. 그래서 삐쳐 누운 준희 등뒤에서 속상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말한다. 남을 위하는 행동이 꼭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이게 최선이며 좋은 결과를 가져올 거라고 믿을 뿐이다.
휴대폰 명의 이전을 정리하면서 옛 애인과의 인연은 완전히 끝났다. 그리고 곧바로 새 휴대폰을 사러 갔다. 때로는 피곤하긴 했어도 그래도 이규민이 옆에서 알짱거릴때가 준희와 가장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다. 전 남자친구와 완전히 이별하자마자 곧바로 두 사람에게 어둠이 내린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모습으로 첫번째 두번째 만남이 묘한 대비를 이룬다. 나는 이런 깨알 재미를 사랑한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장면 두 컷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 장면을 보고 어떤 상상을 하든 그건 독자의 몫이다.
회사내 성추행 얘기를 꺼내며 예전에는 진아 자신도 제보에 소극적이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지금은 달라졌고 부지런히 노력중이란다. 그게 다 준희 맘고생 안시키려는 의도도 담겼다고. 자신을 소중히 하고 지키는 것이 준희를 덜 걱정시키게 하고 덜 신경쓰이게 만들고 덜 미안해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당해 지기로 했다. 여직원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던진 말 한마디가 매우 인상깊다. "우리가 피해자인데 왜 숨어 당당해야지."
준희는 당당해지고 싶기에 더이상 관계를 들키지말고 밝히자고 한다.
그런데 매번 들킨다. 들키면 충격과 실망, 배신감이 1차적 감정이다. 밝히기로 한 이상 더이상 상대의 존재를 감추기 위해 허둥대둥 대지는 않는다. 가장 부담이 적은 직장동료들 한테는 먼저 밝힐수도 있는데 들킨다. 승철이한테도 금보라한테도 마찬가지였다.
부모님한테 말씀드리기로 했다며 혼자 할 수 있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진아. 당당하고 용기있는 모습에 믿는 구석이 있냐고 준희가 물었다. 그 때 돌아온 진아의 대답이 매우 인상적이다. "내 자신" 준희의 사랑을 받으며 얼마나 진아가 많이 변했는지 실감할 수 있는 세글자다. 당당해졌고 자신감이 넘치고 자신을 더욱 사랑한다.
그런데 준희가 맘쓰는건 싫어서 부모한테 경선이한테 밝히는건 자신이 다 하겠다고 와서 구경만 하라고 농담한다. 진아는 늘 이런식이었다. 어떻게든 준희에게 부담을 주거나 신경쓰이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할수 있으면 혼자 감당하려 했다. 그게 상대방을 배려하는 최선의 방법이라 믿으며 행동하고 말했다. 그러나 그 최선이 늘 기대하는 결과를 가져 오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그런 모습들이 일을 크게 키우기도 하고 상대에게 상처도 주는 법.
자신있게 얘기 할거라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막상 부모님한테 얘기를 꺼내려고 하니까 겁나고 걱정되고 불안하다.
그 시간. 준희의 집에 잠시 들렀던 경선이는 진아의 모습이 스케치된 그림을 보고 크게 놀라면서 충격을 받는다. 밝히자고 해놓고 또 들킨다. 일은 매번 꼬인다.
원래 아빠 엄마한테 동시에 말하려 했지만 엄마는 승호와 준희를 데리고 한의원에 가고 없다. 막상 아빠 앞에 무릎을 꿇으니까 눈물만 나오고 아무말도 꺼내지 못한다. 아빠는 언제든 들을 준비가 되어있다고 어떤 얘기든지 괜찮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계속 울고있는 진아. 그러자 아빠가 먼저 묻는다. "준희는 어디있어?" 준희를 찾는걸 보면 이런자리에는 남녀가 같이 와서 무릎꿇고 밝혀야했다. 이런 짐을 진아한테 혼자 내맡기다니 준희가 조금 야속했다.
진아의 아빠는 참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다. 진아의 전 남자친구한테 건네듣긴 했지만 본인도 역시 진아와 준희한테 실망과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내색하지 않고 끝까지 준희 어디 있냐고 차분하게 묻는 아버지가 존경스럽다. 그렇게 8회는 마무리됐다.
지인 작가, 영화평론가
destiny213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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